“국채보상운동에 이렇게 큰 뜻이 있는지 잘 몰랐습니다. 국민의 마음에 늘 살아있는 소중한 정신이 됐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26일 대구 중구 동인동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이 운동이 2월에 시작돼 그런지 당시 모습이 떠오르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원 안 기념관을 둘러본 강모 씨(42)는 “외환위기(1997년) 때 전 국민이 금 모으기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도 국채보상운동의 정신 덕분이라는 설명에 뭉클했다”고 말했다.
‘2000만 동포가 석 달만 담배를 끊어 한 사람이 한 달에 20전씩만 모은다면 거의 1300만 원이 될 것이니…아, 2000만 가운데 조금이라도 애국사상이 있는 이가 있다면 이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내용의 선언문으로 1907년 2월 대구에서 시작돼 방방곡곡으로 번져나간 국채보상운동이 105주년을 맞았다. 대구시와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는 최근 기념식에 이어 당시 자료를 보여주는 특별전시회를 26일까지 열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에 전시한 30여 점의 당시 문서 자료 등은 관람객의 큰 관심을 모았다.
올해는 지난해 11월 공원 안에 건립된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기념식이 열려 의미를 더했다. 기념관 건립비 67억 원 가운데 26억8000만 원은 4년 동안 모은 국민 성금이다. 국채보상운동이 신분과 지위를 가리지 않고 담배를 끊어 모은 돈, 비녀나 반지 등을 판 돈을 모은 뜻을 살리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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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