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나이로 100살 넘긴 듯”당국 ‘대잇기 사업’에 전력
충북 청원군 미원면 미동산 수목원에서 자라고 있는 15년생 정이품송 후계목. 청원=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하지만 600년이 넘는 고령에다 병해충과 자연재해 등으로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고, 가지까지 잃으면서 힘겨운 노후를 보내고 있다.
정이품송의 수난은 1974년 속리산 진입도로 공사로 시작됐다. 이후 1980년대 중부 산간지역을 휩쓴 솔잎혹파리로 고사(枯死) 직전의 위기까지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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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수령이 많아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차병진 충북대 식물의학과 교수는 “추정 수령에 비해 상태는 비교적 괜찮은 편”이라면서도 “사람 나이로 치면 100세를 넘겼기 때문에 머지않아 우리 곁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이품송 ‘대(代) 잇기’ 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01년 정이품송에서 채취한 꽃가루를 강원 삼척시 준경릉 소나무에 수정시켜 58그루의 장자목(長子木·양친에 대한 정보가 밝혀진 첫 번째 자식 나무)을 생산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정이품송 계통 보전을 위해 나무에서 꽃가루를 채취해 유전자은행에 영구보관 중이다. 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과 송정호 박사는 “유전자은행에 특정 나무의 꽃가루를 보관하는 것은 정이품송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충북도와 보은군도 1996년부터 해마다 정이품송 솔방울을 채취해 싹을 틔워 후계목을 키우고 있다. 현재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 내 수목원에서 14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한주환 충북 산림환경연구소 시험연구팀장은 “정이품송이 생명을 다해도 후계목을 전국 기관에 분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은=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