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안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선임이코노미스트의 상품시장 전망
대니얼 안 선임이코노미스트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란에서 군사 분쟁이 발생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최고 17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씨티증권 제공
대니얼 안(Daniel Ahn) 씨티 글로벌마켓증권 원자재 전략 선임이코노미스트는 14일 서울 중구 다동 한국씨티은행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테일리스크'(Tail Risk·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거나 보잘 것 없지만 의외로 큰 타격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가 2012년의 가장 중요한 테마"라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3가지 테일리스크는 △유로존 채무위기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그는 "이런 위협들이 시장의 비정상적인 변동성을 낳을 것"이라며 "월가에는 힘든 시기이지만 도리어 투자자들에게는 상품시장에서 자산을 키울 수 있는 때"라고 했다.
대니얼 안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프린스턴대 학부 및 석사과정을 3년 만에 끝낸 뒤 하버드대 박사학위도 3년 만에 따냈다. 미국 외교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외교협회(CFR) 최연소 펠로우로 미국 월가에서도 주목 받는 샛별인 그는 화려한 수식어만큼 상품시장 전망이 명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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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에 대해서는 장, 단기에 따라 전망이 달랐다. 이란에서 군사적 분쟁이 발생하면 브렌트유 기준 유가가 배럴당 150~175달러까지 갈 수도 있으나 오래 유지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다. 그는 "배럴당 150달러를 웃도는 유가가 6개월 정도만 유지돼도 글로벌 경제가 불황에 접어들 것"이라며 "그렇다면 다시 원유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사 분쟁이 없다면 유가는 120~125달러를 고점으로 110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이 고점일 수도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기초금속의 가격은 '중국'이 관건이라고 했다. 그는 "구리 알루미늄 니켈 등 기초금속의 40%는 중국에서 소비되고 있다"며 "기초금속의 가격급등 모멘텀은 중국 경제가 살아나는 하반기에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원자재로는 농산물을 꼽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가장 강세가 예상된다고도 했다.
다만 미국 천연가스는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천연가스는 2008년 급락해 많은 투자자들을 울렸지만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석탄에서 가스를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공급이 늘고 있는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