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진술 확보..서울 연고팀 투수 2명 `첫이닝 고의 사구' 등 조작도박 브로커, 축구·배구에 프로야구까지 손대
국내 최대의 프로스포츠인 프로야구에서도 '경기 도박'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도박' 파문은 프로스포츠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배구 승부조작 사건 수사과정에서 불거진 프로야구 경기조작 사건과 관련해 국내 8개 프로야구단 가운데 서울에 연고를 둔 최소 2개 팀 이상의 주전 투수가 경기조작에 가담했다는 브로커의 진술이 나와 검찰이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강 씨는 검찰에서 2011년 프로야구 시즌에서 '첫 이닝 고의 사구(포볼)' 등을 두고 투수들과 경기 내용을 조작하기로 모의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A선수와 B선수 등이 강 씨에게 포섭돼 경기조작에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씨가 진술한 A, B 선수는 소속 팀에서 선발투수를 맡는 에이스급들이다.
경기내용 조작에 동원된 이들은 브로커들과 짜고 상대팀 선수에게 일부러 포볼(고의사구)을 주는 수법으로 경기내용을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 등 다른 구기종목과 달리 공격과 수비가 확실히 구분되는 야구경기에서는 전체적인 승부조작보다는 경기내용의 일부를 조작하는 것이 쉽고, 경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감시의 눈길을 피하기 쉬운 '포볼' 등을 두고 경기내용을 조작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은 감시의 눈길을 피하기 위해 도박사이트에 베팅을 할 때 일정 금액 이상은 하지 않는 수법으로 도박을 해 왔다.
경기 조작에는 프로축구 승부조작 혐의로 지난해 구속기소된 또 다른 브로커 김모(28) 씨와 대구지역 대학 야구선수로 프로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K씨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수 출신인 K씨는 브로커 강, 김 씨의 부탁을 받고 A, B선수를 포섭한 것으로 전해졌다. K씨는 B선수의 고교 선배인 것으로 확인됐다.
A선수는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고, B선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런 얘기 들은 적이 없으며, K씨는 고교 선배로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냈는데 그 이유만으로 거론이 되는 것 같다"면서 "브로커가 나와 K씨의 사이를 제대로 아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남, 여 프로배구는 물론 김 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야구와 농구 등의 종목에서도 승부나 경기내용을 조작하는 사건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