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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법’ 정봉주 구하기… ‘무법’ 몸싸움

입력 | 2012-02-11 03:00:00


소설가 공지영 씨가 10일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정봉주법 통과 촉구 결의대회’에 서 정봉주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읽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민주통합당은 10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이른바 ‘정봉주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다가 이를 막는 국회 방호원들과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한명숙 민주당 대표는 공개적으로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3·1절 사면 복권을 요구했다. ‘정봉주법’은 허위사실 유포자의 처벌을 어렵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하의 날씨에도 이날 오후 국회의사당 앞 계단에는 한 대표를 비롯해 김진표 원내대표, 박지원 최고위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잇따라 모여들었다.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멤버인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 소설가 공지영 씨도 모습을 보였다. 공 씨는 이른바 ‘비키니 시위’ 논란으로 나꼼수 지지를 철회한 진보 성향의 여성 커뮤니티에 정 전 의원이 사과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가 정 전 의원을 지지하는 트위터리안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자 트위터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나꼼수의 다른 멤버인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 씨와 주진우 시사IN 기자는 집회에 합류하지 않은 채 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지켜봤다. 정 전 의원 팬카페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회원들까지 모두 50∼60명이 모였다.

문제는 여기서 터졌다. 국회 사무처 방호원들이 참가자들을 막아섰다. “의원이 아닌 일반인들이 국회 안에서 집회를 여는 건 국회 안 또는 국회 바깥 100m 이내에서 시위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어긋난다”는 게 이유였다.

민주당의 ‘정봉주 구명위원회’ 위원장인 천정배 의원과 일부 참가자들을 방호원들이 막자 주먹다짐 일보 직전까지 갔다. 다른 한쪽에서는 스피커 등 집회 물품을 옮기는 박지원 최고위원 일행을 막아선 방호원과 당직자들 간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국회 경비대가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반면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의원들의 국회 내 집회는 의정활동의 일환이지만 일반인들에게 국회 내 집회를 허용하면 국회 바깥 100m 이내에서 시위를 엄격하게 금지당한 다른 일반인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결의문에서 참가자들은 “정봉주법의 통과를 반대하는 세력을 표현의 자유에 반대하는 세력으로 규정하고 총선과 대선에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0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정봉주법 통과 촉구 결의대회’에서 민주통합당 의원 및 당직자들과 정봉주 전 의원 지지자들이 현수막을 펼치려 하자 국회 경위들이 이를 제지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한편 한명숙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을 들었다는 이유로 1478명의 시민들이 무더기로 범법자가 됐다. BBK 의혹을 제기했던 정 전 의원은 교도소에 수감됐다”며 “3·1절에 이분들을 사면 복권해줄 것”을 요구했다.

‘정봉주 구명위’는 ‘정봉주법 통과를 위한 국민 촉구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 앞서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구명위 회의에서 천 의원은 “위력을 보여줘야 한다. 모일 때 평화적으로 모이고 모인 다음 청와대로 돌진하자”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임보미 인턴기자 고려대 사회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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