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와의 전쟁’서 연기변신 조진웅
조진웅은 요즘 높아진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범죄와의 전쟁’ 무대 인사를 가면 관객들이 응원 팻말을 들고, 제작발표회 때는 팬들이 떡을 돌렸다. 임진환 동아닷컴 기자photolim@donga.com
충무로와 안방극장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조진웅(본명 조원준·36)이다.
‘뿌리 깊은 나무’(SBS)에서 세종(한석규)을 호위하던 조선 제일검 무휼, ‘퍼펙트게임’에서 롯데 자이언츠 4번 타자 김용철로 변신했던 그는 2일 개봉한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에서 폭력단의 2인자 김판호로 나온다.
판호는 익현과 형배가 틀어지게 되는 계기가 되는 인물이다. 지독한 2인자 콤플렉스, 얼굴 흉터, 비열한 미소까지 영화 속 모습은 충직한 ‘세종의 칼’ 무휼을 지우기에 충분하다.
“저도 판호처럼 콤플렉스가 많아요. 저주받은 뱃살, 예민한 성격까지. 배역이 이해 안 되면 현장에 못 가요. ‘범죄와의 전쟁’ 때는 윤 감독과 술 마시며 많이 이야기했죠. 둘 다 부산사람이다 보니 아이템이 막 나오더군요.”
이렇게 탄생한 게 맥주병 린치 장면. 여전히 판호를 아랫사람으로 보던 형배는 “담뱃불 좀 붙여봐라”고 하고, 판호는 이를 받아치다 형배가 휘두르는 맥주병에 무참히 맞는다. 형배는 피 칠갑한 판호의 얼굴에 담뱃불까지 지진다.
“한 번에 넘어가서 다행이죠. 한 방 맞고 정신 못 차리겠는 거예요. 만져보니 혹이 났어요. 그래도 맞는 게 낫지, 때리는 건 못하겠어요. 몇 달씩 합 맞춰서 운동하던 형님, 동생을 짓이기는 건 어휴.”
최민식, 한석규 두 거물을 한꺼번에 모신(?) 소감은 어떨까. 그는 “최 선배는 돌 직구를 던지는 날카로운 투수, 한 선배는 부드럽게 보듬어 주는 호수”라고 말했다.
“친구들이 부러워했죠. 무대 인사 때문에 SBS 연기대상 시상식에 빠졌는데, 한 선배한테 전화가 왔어요. ‘내가 너에게 드라마에서 3보 이내로 떨어지지 말라고 했는데, 왜 안 왔니? 네 생각 많이 했다’고 하더군요.”
조진웅은 체중이 고무줄처럼 변하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우리 형’(2004년) 때는 128kg, ‘마이 뉴 파트너’(2008년) 때는 78kg을 찍었다.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2010년) 때는 120kg이 됐고 ‘퍼펙트게임’ 때 85kg으로 내려갔다. 그는 “무조건 굶었다”며 “움직이는 걸 싫어해서 운동하러 갈 때마다 짜증이 난다”고 인간적인 말을 했다.
그는 자부심 가득한 얼굴로 “매장 앞 밀랍 인형이 내 사이즈로 바뀌었다. 광대 분장하고 매장을 돌면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하루에 30만 원 버는 괜찮은 아르바이트였다”고 설명했다.
2012년 흑룡의 해, 용띠 조진웅은 어떤 비상을 꿈꾸고 있을까.
“팬도 생기고, ‘배우들의 로망’이라는 현장 의자도 선물 받았어요. 새 영화 ‘완전한 사랑’도 열심히 찍어야죠. 8년 사귄 여자친구요? 잘 만나고 있어요. 꽤 버티네, 그 친구가.(웃음)”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김윤지 동아닷컴 기자 jayla30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