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금 회장 웅진코웨이 처분 초강수로 ‘오뚝이 경영 2막’
▶본보 7일자 B1면 해를 품은 웅진, 물을 버리다
윤 회장은 7일 정상 출근해 매각작업 등 그룹의 현안을 챙겼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윤 회장에게) 웅진코웨이 매각 발표 이후 동향을 보고했는데 고개만 끄덕이고 별말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룹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웅진코웨이를 떼어내야 하는 고민이 그만큼 깊다는 얘기다.
1971년 한국브리태니커의 백과사전 영업사원으로 출발한 윤 회장은 1980년 출판사업을 시작한 지 32년 만에 매출 6조1000억 원에 15개 계열사를 거느린 웅진그룹을 키워냈다. 윤 회장이 지난해 한 강연에서 “내 역경을 드라마로 만들면 참 재밌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의 경영 행보는 한 편의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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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회장의 뚝심은 위기에 특히 빛났다. 웅진코웨이가 1997년 외환위기 때 100만 원대 고가(高價)의 정수기 매출이 뚝 떨어지자 그는 정수기를 월 2만7000원에 빌려 주는 렌털 아이디어로 돌파구를 찾았다. 이어 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1999년 연 매출액 2500억 원의 주력 사업인 코리아나화장품을 매각하는 승부수를 던져 재계를 놀라게 했다.
그는 “성공했다는 말을 들으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할 정도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2007년 극동건설, 2010년 서울저축은행을 사들였다. 태양광 사업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급격한 사업 다각화가 부메랑이 됐다. 재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알짜 계열사를 팔아야 할 상황에 몰렸다. 그는 여기서 웅진코웨이 매각이라는 승부수를 다시 띄웠다.
윤 회장은 평소 오명 KAIST 이사장(웅진그룹 고문 겸 태양광에너지·폴리실리콘 회장) 등에게 수시로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런 결정은 누구와도 상의할 수 없는 오너만의 몫”이라며 “가격이 좋을 때 선제적으로 매각하고 구조개혁을 단번에 해결하자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매각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윤 회장의 다음 과제는 태양광과 건설업을 주력 사업으로 끌어올리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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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 기자 parky@donga.com
::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걸어온 길 ::
1945년 충남 공주 출생
1969년 건국대 경제학과 졸업
1971년 한국브리태니커 영업사원으로 취업
1980년 헤임인터내셔널(웅진출판의 전신, 현 웅진씽크빅) 설립
1987년 웅진식품 창립
1989년 웅진코웨이 창립, 정수기 사업 진출
1998년 웅진코웨이 렌털 사업 시작
1999년 코리아나화장품 매각을 통한 사업 구조조정 실시
2005년 웅진코웨이 상장
2006년 태양광 사업 진출을 위한 웅진에너지 설립
2007년 지주회사 웅진홀딩스 설립, 극동건설 인수
2008년 웅진코웨이, 종합 수처리 시장 진출
2010년 서울저축은행 인수
2012년 웅진코웨이 매각 추진을 통한 사업 구조개혁 착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