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사업모델 확산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비앤비히어로 사무실. 다세대주택을 개조한 건물로 1층의 방 두 개 가운데 하나를 사무실로 쓰고 나머지 하나와 2층의 방 두 개는 외국인 관광객에 게 숙소로 빌려주고 있다. 비앤비히어로 제공
조 씨는 이 서비스로 한 달 수입을 300만 원까지 늘렸다. 그러고는 지난해 초 아예 ‘비앤비히어로’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조 씨는 최근 이태원 주민들에게 자신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비앤비히어로를 통해 집을 외국인에게 빌려주면 월세를 받는 것보다 돈을 훨씬 더 벌 수 있다”고 홍보하기 시작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에어비앤비, 집카, 릴레이라이즈 같은 다양한 ‘공유경제’ 서비스가 성공했다. 자신의 집이나 차를 남에게 빌려주고 사용료를 받는 서비스다.
▶본보 2011년 10월 17일자 A1면 따로 소유, 함께 소비… 따뜻한 ‘공유경제’ 온다
본보 2011년 10월 17일자 A3면 [공유경제 시대가 온다]<1> 공동소비, 삶을 바꾸다
공유경제 사업모델의 특징은 오프라인에서 사용되는 재화를 온라인의 방식으로 판매한다는 것이다. 이미 온라인 콘텐츠는 개인 간 교환(P2P) 서비스를 통해 쉽게 공유되지만 집, 자동차, 종이책, 의류는 그동안 이베이나 옥션, G마켓 같은 대형 판매사가 거래를 중개해야만 유통됐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보편화되면서 개인이 서로를 SNS로 확인할 수 있게 돼 중개서비스를 통하지 않고도 개인 간 신뢰를 바탕으로 거래가 가능해졌다.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의 ‘국민도서관 책꽂이’ 사무실에서 장웅 대표가 책을 소개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맡긴 책을 서로 빌려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로 현재 1만 권 이상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도서관 책꽂이 제공
인터넷서점 예스24의 창업자 장웅 씨는 최근 ‘국민도서관 책꽂이’라는 도서 공유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민도서관은 책 보관 장소와 대여시스템을 제공한다. 회원들은 자신들이 맡긴 1만여 권의 도서를 빌려 보는 모델이다. 월회비 3000원과 택배비를 내면 한 번에 최대 25권의 도서를 2개월까지 빌려준다. 자신의 책을 누가 대여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장 대표는 “국민도서관을 국립도서관보다 더 큰 도서관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금세 자라는 아이들의 작아진 옷을 다른 부모들과 공유하는 아동의류 교환서비스 ‘키플’도 26일 본격적인 교환 서비스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누가 번거롭게 다른 아이를 위해 내 아이 옷을 내놓겠느냐 생각했지만 입소문만으로 300봉투 분량의 교환 가능한 옷가지가 생겼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