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지도자 모독 혐의 국영 IRNA통신사장 징역형“국제사회 제재 움직임속 대통령 강력대응 주문” 분석
이란 이슬람혁명재판소는 15일 알리 아크바르 자반베크르 국영 IRNA통신 사장에게 징역 1년과 5년간 정치·언론활동 금지를 선고했다고 현지 보수일간지 마슈레그뉴스가 보도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알리 호세인 하메네이를 모독한 혐의지만 자세한 혐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3월 2일 총선을 앞두고 보수세력 내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세력 간의 권력투쟁이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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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반베크르 사장은 지난해 11월에는 여성의 전통복장인 차도르의 기원이 19세기 파리에서 시작됐다는 기사를 내보내 이슬람 규범을 어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메네이로 대표되는 이슬람 성직자 및 강경 보수파는 자반베크르 사장을 비롯한 친(親)대통령 세력에 대해 국가 운용에 있어 이슬람 원리가 아닌 ‘일탈’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따라서 이번에 자반베크르 사장에 대한 징역형 선고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게는 서방국가의 제재 압박에 더욱 강경하게 대응하라는 주문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이란에서는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신정체제가 들어선 후 종교지도자의 입김이 강할 때에는 서방에 강경 대응해왔다.
이란에서 최고지도자의 권한은 단순 행정권만을 갖는 대통령에 비해 막강하다. 종교는 물론이고 사법권을 포함해 군사령관 대법관 검찰총장 및 주요 장관의 임면권을 갖기 때문이다.
하메네이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의 갈등이 불거진 것은 지난해 4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하메네이 측근인 모스레히 정보장관을 해임하면서부터다. 하메네이가 거부권을 행사해 장관의 복직을 지시했으나 대통령이 항의의 표시로 11일간 업무를 거부하는 등 대립각을 세웠다. 대통령이 최고지도자의 명령에 반기를 든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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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