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시스템 전면 개편직원이 승진심사 기준 마련
서울시 공무원은 1∼3급 실국장에게 선택받지 못하면 원하는 부서에 근무할 수 없었다. 선택받기 위해서는 밤을 새워서라도 성과를 내야 했고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졌다. 오세훈 전 시장은 “공무원이 피곤해야 시민이 편하다”며 이 인사제도를 강행해 공무원 사이에서는 인기가 없었다.
이랬던 서울시 인사시스템이 전면 개편된다. 5급 이하 직원들이 직접 정하는 인사시스템이 도입되고 신규 채용 인원의 10%는 장애인에게 할당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6대 인사원칙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공정 △소통 △책임 △감동 △공감 △성장 등 6대 인사원칙을 천명한 박 시장의 ‘인사 실험’이 시작된 것.
5급 이하 실무 직원 20여 명이 승진심사기준 사전선정위원회를 구성한다. 이들이 결정한 승진 심사 기준은 내부망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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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실·국장이 직원을 선택하는 드래프트제가 폐지되고 직원 개인의 선호를 반영한 ‘희망전보제도’가 도입된다. 전보 기준도 승진 기준과 마찬가지로 5급 이하 대표 직원들이 참여하는 전보기준사전선정위원회에서 결정한다. 대신 선호부서와 비선호부서 간 불균형 문제를 막기 위해 선호부서의 연속 근무는 제한된다. 기피부서는 직위공모제를 통해 필요 인력을 공개 모집하도록 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가정화목 휴가제, 재충전 휴가제 등 다양한 휴가제도도 도입된다. 출산·육아 공무원, 원거리 출·퇴근자를 위한 유연근무제도 활성화한다. 사회적 약자의 공직 진출도 확대한다. 올해 신규 공무원 중 10%를 장애인으로 채용하기로 했으며 9급 전체의 10%를 저소득층, 9급 기술직의 30%를 고졸자로 채운다. 구체적인 정원은 1월 중 확정된다.
박 시장은 “기존 성과 중심의 인사시스템은 직원들의 피로를 누적시킨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한꺼번에 인사 틀을 바꾸기보다 이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