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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우파 ‘잔다르크 쟁탈전’

입력 | 2012-01-06 03:00:00

극우 르펜 “우리 당의 상징”… 사르코지도 기념행사 참가
탄생 600돌 열기 대선 활용




15세기 영국과의 전쟁에서 프랑스를 구한 구국 영웅 여성 ‘잔 다르크’의 탄생 600주년(7일)을 앞두고 프랑스의 여야 대선 후보들이 잔 다르크를 선거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5일 보도했다. 잔 다르크의 후광을 득표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NF)의 마린 르펜 대표는 7일 파리 피라미드 광장에 있는 잔 다르크 황금동상 앞에서 대대적인 탄생 축하 집회를 열 예정이다. NF는 외국의 침략을 물리친 잔 다르크의 이미지가 프랑스적 가치 수호를 외치는 자신들의 입장과 부합한다고 내세운다.

하지만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나라를 구한 전쟁 영웅이 극우파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6일 잔 다르크의 출생지인 로렌 주 동레미라퓌셀 마을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잔 다르크 황금동상

사르코지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3위인 르펜 대표가 자신과의 지지율 차를 좁힌 요인 중 하나로 우파의 지원을 꼽고 있다. 그런 르펜 대표가 ‘잔 다르크 프리미엄’까지 챙기면 지지율이 역전될 수도 있다고 우려해 ‘잔 다르크 쟁탈전’에 뒤지지 않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한편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5일 잔 다르크가 1429년 영국과 프랑스 간 오를레앙 전투에서 군대를 지휘해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는 것은 부풀려진 것으로 사실은 군량미 운반을 한 정도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잔 다르크는 영국의 조지 버나드 쇼나 미국의 마크 트웨인 같은 유명 작가들이 작품 속에서 극찬하면서 영웅으로 부상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