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폭력’ 파문을 일으킨 대구의 중학생 자살사건은 이 게임과 관련돼 있다. 가해 학생 가운데 한 명의 ID가 해킹당해 게임 아이템이 사라지자 해당 학생이 자살한 친구에게 게임을 시켜 자신의 레벨을 올리도록 했다. 피해 학생은 폭력과 협박이 두려운 나머지 시키는 대로 매일 몇 시간씩, 어떤 때는 새벽까지 게임을 했다. 경찰이 이들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게임을 독려한 내용이었다. 게임이 아이들을 폭력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3월 부산에서는 게임 문제로 부모와 갈등을 겪던 한 학생이 고교 입학식에 참석하지 않고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자살했다. 작년 11월에는 역시 부산에서 중학생이 게임 중독을 나무라던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살해 ‘셧다운제’(16세 미만 청소년이 밤 12시 이후 접속할 수 없도록 한 제도)를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12월 명문대를 중퇴한 미국의 20대가 전날 밤 게임을 하고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제일 먼저 본 사람을 죽이겠다”며 흉기를 들고 나와 가장 먼저 눈에 띈 주민을 죽인 사건도 있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