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기대’와 시각차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조문하기 위해 방북했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북측이 금강산관광 재개에 관해 ‘긍정적 신호’를 보냈는지를 놓고 현대와 정부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1박 2일의 방북을 마치고 28일 돌아온 장경작 현대아산 사장은 금강산관광 재개와 관련해 북측 인사가 ‘남측이 조금만 양보해주면 우리가 더 크게 화답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대 측은 관광객 신변안전 문제 등에 대해 정부가 유연하게 대응하면 금강산관광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본보 28일자 A1면 방북귀환 장경작 현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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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상반된 반응은 현대와 정부의 시각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이 발생하자 정부는 관광 재개의 3대 조건으로 △사건 진상 규명 △재발 방지책 마련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제도 마련을 제시했다.
이런 요구에 북측이 답을 내놓지 않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2009년 8월 방북해 김 위원장과 만나 “앞으로 절대 그런 일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후 북측은 최고지도자가 약속한 만큼 더 논의할 것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정부가 5·24 대북 제재조치를 내놓으면서 금강산관광 재개는 더욱 멀어졌다. 5·24 조치에 맞서 북측은 현대의 금강산관광 독점권을 철회하고 남측 자산을 동결 및 압류하는 강경 조치로 대응했다.
아직 정부의 태도에 변화의 조짐은 없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10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관광객의 신변이 보장되기 전에는 재개하기 어렵다”며 “신변 안전은 당국이 당국에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28일 “이 원칙은 당연히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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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