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정액제 파괴… 음반사가 노래가격 정하게‘아이튠스’ 처럼 수익 70% 저작권자에게 돌아가
KT는 21일 음원의 가격을 제작자가 정하도록 해 곡당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종량제 음악서비스 ‘지니’를 선보였다. KT 표현명 사장 (가운데)이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원더걸스, 2NE1, 쥬얼리 등 가수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KT 제공
21일 KT 서울 광화문 사옥에 가수 30여 명이 등장했다. 소녀시대, 원더걸스, 슈퍼주니어, 2NE1, 미쓰에이, 쥬얼리, 나인뮤지스, 샤이니, 장혜진, 먼데이키즈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가수가 총출동했다.
이들은 공연을 하기 위해 모인 게 아니었다. 음악에 제값을 쳐달라는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자리를 함께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주요 음반 제작사는 소속 가수들과 함께 KT의 새 음악판매 서비스를 자발적으로 홍보했다.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금 인터넷으로 팔리는 노래 한 곡 가격이 터무니없이 낮다”고 지적했다.
반면 세계 최대의 음악 판매원인 미국 애플의 ‘아이튠스 뮤직스토어’에서는 노래 한 곡당 가격이 0.79달러(약 908원)에서 1.19달러다. 인기 있는 곡은 비싸고, 오래된 곡은 싸다. 한 곡을 팔 때 수익의 70%가 가수와 음반사 등 저작권자에게 돌아간다.
KT는 이날 최소한의 수익이 보장돼야 더 좋은 음악이 만들어진다며 새 서비스를 선보였다. 정액제를 없앴고, 노래 한 곡당 600원을 일률적으로 받던 제도도 뺐다. 소녀시대의 최신곡은 곡당 1000원도 받고, 오래된 곡은 100원만 받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이 음원유통사인 멜론을 통해 사실상 독점한 음악 시장에서 KT가 차별적인 제도로 가수와 음반사의 선택을 받겠다는 의도도 엿보였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저작권자의 수익률이 70%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KT 개인고객부문 표현명 사장은 “미국 디지털 음원시장의 66%를 차지한 아이튠스의 성공은 수익의 70%를 보장해주는 창작자 우선 정책 덕분”이라며 “KT도 실제로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음악 유통업체가 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