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단칸방 사무실에서 창업한 넥슨이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일본 도쿄증시 1부에 상장(上場)돼 거래를 시작했다. 약 8조 원의 시가총액은 미국 액티비전블리자드와 일렉트로닉아츠에 이어 세계 게임업계 3위다. 김정주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3조 원을 넘었다. 주식 평가액이 그보다 많은 국내 기업인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두 명뿐이다. 창업 초부터 국내시장만 겨냥하지 않고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한 전략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
▷1999년 도쿄특파원이던 필자는 일본의 저명한 경제평론가 출신인 사카이야 다이치 경제기획청 장관을 만났다. 사카이야는 “일본 사회가 무기력해지고 재미가 없어진 것은 리스크를 꺼리고 기업인에 대한 존경도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가 일본의 현실을 비판하며 쓴 표현 중에 “대장성 사무차관이 빌 게이츠보다 더 존경받는 나라”라는 말은 인상적이었다. 명문대를 졸업했지만 안정된 직장을 택하는 대신 자기 사업을 시작해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는 김정주 같은 젊은 기업인이 사카이야가 바란 인재상(像)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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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