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입자연구소 “몇개월내 결론”존재입증땐 우주탄생 비밀 밝혀져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13일 “아직은 힉스 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힉스 입자를 포착하는 데 사용하는 검출기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 제공
이날 CERN은 거대강입자가속기(LHC)에 설치된 두 검출기(ATLAS, CMS)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힉스의 질량이 약 125GeV(기가전자볼트·1GeV는 10억 eV)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수소 원자 125개를 합친 것과 비슷하다.
이날 ‘아직은 힉스가 없다’는 CERN의 공식 발표에도 물리학계는 흥분에 휩싸인 분위기다. CERN의 발표를 뒤집어 말하면 ‘힉스 입자가 있다’는 결론에 근접하고 있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CERN 실험에 참여해 온 박인규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교수(한국CMS실험사업팀 연구책임자)는 “야구로 치면 8회말까지 끝내고 9회 마무리만 남겨놓은 상황”이라며 “내년에 실험을 추가로 진행하면 (힉스 입자 존재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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힉스가 발견되면 1964년 그 존재를 처음 제안한 영국의 물리학자 피터 힉스(82)는 유력한 노벨 물리학상 후보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반면 2002년부터 피터 힉스와 감정싸움을 벌이며 ‘힉스가 없다’는 쪽에 100달러를 걸었던 영국의 저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100달러와 함께 ‘자존심’도 잃게 된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