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얼어붙은 지구’ 시리즈 동물원 북극곰 화면 사용
갓 태어난 새끼들이 어미 곰의 품에 안겨 잠을 자는 모습. 조작 논란이 된 장면이다. 사진 출처 데일리미러
문제의 화면은 생동감 넘치는 화면과 탄탄한 내용으로 회당 800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은 BBC의 명품 자연 다큐멘터리 ‘얼어붙은 지구(Frozen Planet)’의 5편(11월 23일 방영분) ‘겨울’의 한 부분이다. “한겨울 눈 밑 비탈에서 새 생명이 시작된다. 귀여운 새끼들은 아직 눈을 뜨지 못한다. 북극곰 가족들은 두 달 뒤에 눈 비탈에 나타날 것이다”라는 애튼버러 경의 해설과 함께 눈발이 휘날리는 얼음동굴에서 갓 태어난 새끼들이 어미 곰의 품에 기대어 잠을 자는 감동적인 근접 촬영 장면이었다.
이 장면은 북극의 광활한 자연에서 음식물을 찾아다니는 곰과 함께 편집돼 누가 봐도 북극에 사는 곰 가족의 생활로 인식됐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화면에 등장한 곰이 포획된 것 같고 동굴에 휘날리는 눈도 진짜가 아니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결국 BBC는 문제의 장면이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네덜란드의 한 동물원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실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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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튼버러 경과 BBC가 북극곰 화면을 조작한 건 1997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1997년에는 북극곰이 새끼들과 장난치는 장면이 독일의 한 동물원에서 촬영된 것으로 밝혀져 비판을 받았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