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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돈받고 사설경호… 6000만원에 의전 대행

입력 | 2011-12-07 03:00:00

감사원, 청장에 징계요구




동아일보DB

현직 경찰 간부가 개인적으로 외국인의 의전 업무를 대행하고 친구에게 특혜를 주도록 관련 업체에 요구한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됐다.

6일 감사원에 따르면 경찰청에서 복리후생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A 경정은 지난해 9월 알고 지내던 회사 대표에게서 ‘투자 유치를 위해 초청한 미국 컨설팅회사 관계자들에 대한 의전을 대행할 업체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에 A 경정은 의전 대행업체를 소개해주는 대신 직접 의전을 맡기로 했다. 그는 의전 용역 대가로 6000만 원을 받은 뒤 고교 동창 B 씨가 운영하는 회사의 명의를 빌려 B 씨와 함께 통역, 운전사 등을 채용했다. B 씨의 회사는 경호·의전 업무 경험이 전혀 없었다.

A 경정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한 나흘 동안 ‘가정 친화’ ‘가사 준비’를 핑계로 휴가를 냈고 이 기간에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 머물며 외국인들의 안내와 경호 업무를 직접 대행했다. A 경정은 근무시간에도 각종 인건비와 경비를 지급하는 등 행사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20일 이상 업무를 소홀히 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또 A 경정은 지난해 6월 B 씨에게 ‘경찰청의 복리후생 홈페이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C업체를 찾아가 모바일상품권을 취급할 수 있도록 협의해 보라’고 권고했다. A 경정과 업무상 관련이 깊은 C업체는 A 경정의 요구를 무시하지 못하고 B 씨에게 모바일상품권을 취급할 수 있도록 해줬다. 그 덕분에 B 씨는 올해 5월까지 2억5000여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감사원은 경찰청장에게 A 경정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