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량 한국제분협회 전무
하지만 국내에서 가공한 우리나라 밀가루는 세계에서 우수한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주요 밀 생산국인 미국 호주 등이 밀 수입국인 우리나라에서 밀가루를 수입해 가는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식품 위생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도 프리믹스 형태로 연간 약 4만 t을 수입해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30여 개국에 연평균 7만 t의 밀가루를 수출하고 있다. 수출액은 약 600억 원에 이른다. 그렇다면 왜 미국 호주 등의 밀 생산국이 밀 수입국인 우리나라의 밀가루를 수입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제분기술력이 세계적으로 뛰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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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제분기술력이 높을수록 밀을 잘 빻아 고운 입자를 만들 수 있고, 미세한 입자일수록 빛의 반사율이 높아 밀가루가 더욱 하얗게 보이게 된다. 사람들은 표백제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밀가루가 유독 하얀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분기술 덕택이다.
우리나라는 식용으로 밀을 연간 200만 t 이상 소비하는데 국내산 밀은 4만 t 내외로 전체 소비량의 2% 수준이고 나머지 98%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밀이 국내에서 자급되지 않는 주된 이유는 생산비용이 외국 밀보다 3, 4배 높아 국제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불가피하게 밀을 외국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기반으로 제분산업이 발전해 왔다.
우리나라 제분회사는 소비자에게 최고 품질의 밀가루를 공급하기 위해 밀 주산지인 미국 호주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1등급 밀을 수입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1등급 밀을 수입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
이렇게 밀의 국내 자급이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나라 제분회사들이 최고 등급의 밀을 수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밀가루를 생산한 뒤 역수출하고 있음에도 일부 소비자가 수입한 밀을 가공했다는 이유만으로 국내 가공 밀가루를 저평가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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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량 한국제분협회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