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내부망 찬반공방
고민 깊어지는 대법원장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에서 전국법원장 회의가 개최됐다. 법원장들은 현직 판사의 잇따른 한미 FTA 반대 의견 표명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집중 논의했다. 사진공동취재단
○ “재협상 TF 구성을 청원하겠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두 차례 글을 올리며 “반대하는 취지로 1일 댓글을 단 황병하 서울고법 부장판사(49·25회)님과 처음에 동의했다가 유보적 입장을 취한 정현식 판사(38·43회)님 댓글을 제외하고 모두 174명의 판사님들이 (제 의견에) 동의해주셨다”며 “이렇게 빨리 많은 판사가 공감할 줄 몰랐다. 감동적이고 가슴이 벅차 용기가 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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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트넷에서는 ‘갑론을박’
코트넷에는 한미 FTA 재협상 TF 구성 청원의 적절성을 두고 판사들의 공방이 계속됐다. 정현식 서울중앙지법 판사(38·43회)는 “김 부장판사의 TF 구성 제안에 동감해 동의하는 댓글을 달았지만 대법원이 어떤 근거로 이미 국회를 통과한 FTA 비준안을 검토할 TF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법관 100명 이상의 동의 댓글을 받아 대법원장님께 청원하는 방식이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동진 춘천지법 부장판사(42·35회)는 “FTA로 사법제도 근간에 커다란 변화가 생기고 책임 있는 연구와 입장이 마땅한 상황이라면, 사법부는 적절한 방법으로 그렇게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정영진 수원지법 부장판사(53·24회)는 ‘FTA와 관련해 미국 국민과 기업보다 더 큰 권리를 누리지 못하도록 분명히 할 것을 촉구한다’고 표명한 미국 주 대법원장들의 의견표명을 참고로 올리기도 했다.
○ 판사, 방송 출연 vs 통상본부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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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석영 통상교섭본부 FTA 교섭대표는 이날 오후 브리핑을 갖고 “현직 판사가 제기한 내용은 2007년 6월 한미 FTA 협정문 서명 때부터 충분한 논의를 거친 사안들”이라며 “의도하지 않은 오해와 불필요한 사회적 여파를 불러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