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는 미국 쇠퇴론을 부정하기 위해 트웨인을 인용했다. 미주리 주에서 불우한 유년 생활을 보냈지만 잇따른 소설의 성공으로 유명해진 트웨인은 사망설 실종설 등에 몇 차례 시달렸다. 교통 통신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지만 그의 사망설이 전국에 퍼지기 시작했다. 이 소식을 접한 트웨인은 한 신문 기고를 통해 “내 죽음에 관한 보도는 대단히 과장됐다”고 해명했다. 게이츠는 트웨인의 100년 전 발언을 인용한 뒤 “미국은 모든 힘과 의지, 불퇴전의 각오로 미국의 영광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전쟁을 겪은 트웨인은 미국이 제국(帝國)의 길을 걸을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격렬했던 시기를 살았다. 미국은 스페인 전쟁(1898년) 필리핀 전쟁(1899∼1902년)을 승리로 이끌고 제국으로 등장했지만 트웨인은 이 같은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던 사람이다. 게이츠는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을 지휘했으며 1966년 린든 존슨 대통령 시절 중앙정보국(CIA)에 들어간 뒤 40년 동안 8명의 대통령을 모신 무관(武官)이다. 그가 반전문호(反戰文豪)의 입을 빌려 미국의 힘을 역설한 것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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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원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