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챔프결정 1차전
“호랑이굴에 들어가 세 번 살아 나왔다. 이제 우리 호랑이굴에선 더 잘해야 할 텐데 걱정이다.”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60)은 30일 오후 6시 10분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와의 K리그 챔피언십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진짜 호랑이굴 속의 대결’로 불렀다. 울산의 팀 명칭이 현대 호랑이기 때문에 문수월드컵경기장이 진정한 호랑이굴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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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통의 리더십, 승자는?
2009년 전북을 K리그 챔피언에 올려놓은 최 감독은 팀 숙소가 있는 전북 완주군 봉동의 지명을 따 봉동 이장으로 불린다. 이장이 마을주민들의 고민을 잘 찾아서 해결해줘야 하듯 선수들과 격의 없는 대화로 최강의 전력을 이끌어내 붙여진 별명이다. 최 감독은 K리그 최고의 골잡이 이동국 등 다른 팀에서 버려진 선수들을 잘 다독거려 제2의 전성기로 만들어 ‘재활공장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시즌에도 최 감독은 팬 서비스를 위해 선수들에게 ‘닥공’(닥치고 공격)을 주입시키며 화끈한 공격축구로 연일 상승세를 달리며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울산 코치 시절인 1980년대 후반 선수이던 최 감독을 지도했던 김 감독은 K리그 최고령이지만 선수들과의 소통에선 뒤지지 않는다. 설기현 곽태휘 김신욱 등 노장 신예 할 것 없이 고민을 듣고 해결한다. 선수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배려도 신뢰를 얻고 있다. 수비를 두껍게 한 뒤 공격하는 안정적인 전술 운용이 돋보인다. 김 감독은 최근 ‘복싱 축구’는 없다며 선수들의 정신력을 끌어올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복싱에서는 경기하다 힘들면 수건을 던지고 패배를 인정하면 끝이지만 축구는 이기든 지든 90분을 뛰어야 하니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울산 선수들이 이번 챔피언십에서 끝까지 살아 있는 눈빛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배경이다.
○ 상승세 유지 vs 경기력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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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