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기능 유지하면서 태블릿처럼 얇고 가벼워…배터리 수명 5시간 이상… 1000달러 이하로 승부
반면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같은 태블릿PC는 한 번 충전하면 10시간 이상 쓸 수 있다. 가볍고, 터치 한 번이면 금세 반응하며 전원이 켜진다. 이처럼 태블릿PC에 밀리던 노트북이 최근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태블릿PC를 닮고자 군살은 쏙 빼고, 체력은 보강해 배터리 수명이 오래 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노트북’ 이름을 버리고 ‘울트라북’이란 새로운 이름도 만들었다. 국내에도 울트라북이 최근 상륙했다. 대만 PC제조사 에이서와 인텔코리아는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새 울트라북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도 연내에 울트라북을 선보일 예정이다.
○ 노트북의 변신, ‘울트라북’
태블릿PC가 아직 따라잡지 못하는 노트북의 장점이 있다. 글을 쓰고, 그래픽을 만들고, 화려한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능이다. 이른바 콘텐츠 생산 영역이다. 울트라북은 태블릿PC의 장점을 흡수해 오래가되 성능은 기존 노트북 수준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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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15일 에이서의 울트라북 ‘아스파이어 S3’를 보니 애플의 ‘맥북에어’와 비슷했다. 가볍고 얇고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길다는 점이 같았다. 에이서 제품은 최소 두께 13.1mm에 연속 7시간 이상 쓸 수 있다. ‘슬립 모드’로 두면 50일 동안 전원을 공급할 필요가 없다.
올 초 ‘시리즈9’으로 울트라북과 비슷한 형태의 프리미엄 노트북을 선보인 삼성전자도 올해 안에 울트라북을 선보일 예정이다.
○ 인텔의 ‘반전 드라마’ 성공할까
인텔은 왜 울트라북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냈을까. 모바일 영토를 빼앗기기 싫어서다. 그동안 모바일 컴퓨팅은 노트북이 도맡고 있었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영역을 빼앗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전력’ 때문이다. 모바일 기기는 코드 없이 하루 종일 들고 다녀야 한다. 하지만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는 성능은 좋아도 전력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다. 그래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는 전력을 적게 잡아먹는 ‘암(ARM)’ 계열 반도체들이 ‘두뇌’ 영역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삼성전자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도 모두 암의 핵심 기술을 이용한 제품이다. 최근에는 암 계열 AP들이 듀얼코어, 쿼드코어 등 성능까지 향상되면서 인텔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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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내년에 세계 최초로 3차원(3D) 트랜지스터 설계 기술을 적용한 20나노급 아이브리지와 2013년에 ‘해즈웰’을 선보일 예정이다. 인텔이 주도하는 PC의 반격이 성공한다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회사들한테 또다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인텔은 울트라북을 시연해 보이면서 LG디스플레이의 액정표시장치(LCD)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