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성장호르몬제 등 미국·유럽서 임상 실시베이징한미약품연구센터, 글로벌 임상 전진기지 역할 톡톡
손지웅 한미약품 연구개발(R&D) 본부장(부사장)은 “국내 제약기업의 규모를 감안할 때 수백억 원이 소요되는 글로벌 임상에 도전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며 “개발 초기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R&D 전략을 짠 것은 세계무대에서 통하는 국산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의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자체 개발에 성공한 기반기술, ‘랩스커버리(LAPSCOVERY)’는 해외 임상이 활발한 바이오 신약 과제의 근간이라 평할 수 있다. 바이오 의약품의 단점이 약효 지속기간이 짧다는 점이었는데 지속기간을 매일 투입에서 최대 월 1회 투입까지 늘려주는 기술이다. 한미약품은 이 기술을 기반으로 약효 지속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당뇨병 치료제, 성장호르몬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C형 간염 치료제 등 바이오 신약 임상을 미국, 유럽에서 실시하고 있다. 월 1회 투약하는 당뇨병 치료제로 세계 최초 개발 중인 ‘LAPS-Exendin4’는 유럽에서 환자 대상 임상을 마치고 미국에서 올 12월 임상 2상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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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의 연구개발 제약사인 카이넥스사와 공동으로 혈액암, 전립샘암 등을 타깃으로 개발 중인 ‘KX01’에 대해서는 최근 임상 2상을 미국과 홍콩 등에서 공동 진행하고 있다. ‘KX01’은 암세포 대사와 성장의 핵심인 SRC 키나아제와 프리튜뷸린(pre-tubulin)을 동시에 억제하는 혁신신약이다. 이 제품이 본격 출시될 경우 한국과 중국에서만 연간 15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한미약품 측은 내다보고 있다.
한국과 중국을 잇는 R&D 네트워크, ‘베이징한미약품연구센터’도 글로벌 임상의 전진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8년 10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베이징한미약품연구센터는 출범 초기 30여 명이던 연구 인력을 현재 110명 수준으로 크게 늘렸다. 연구원의 60%가 베이징(北京)대, 칭화(淸華)대, 선양(瀋陽)대 등 중국 명문대학 출신이며 87%가 석·박사 학위 소지자일 정도로 우수인력이다. 베이징한미약품연구센터는 현재 한국 한미약품연구센터와의 공동 프로젝트를 비롯해 중국 내 다른 연구기관들과의 협력연구를 통해 R&D 글로벌화에 앞장서고 있다. 현지 법인인 ‘베이징 한미’ 역시 2010년 매출액의 7.2%인 3417만 위안을 R&D에 투입했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인 해외임상과 베이징한미약품연구센터와의 R&D 네트워크 등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한 R&D 노력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준비 중인 신약들을 2015년 이후부터 매년 한 두 품목씩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수 있도록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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