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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글로벌상륙작전 ‘2차 출격’

입력 | 2011-11-08 03:00:00

美서 철수 3년 만에… 국내 서비스 방식으로 다시 진출
트위터처럼 e메일로 가입… 세계 친구들과 일촌 맺기




SK커뮤니케이션즈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가 해외시장에 다시 도전한다. 2008년 미국 시장에서 철수한 지 3년 만이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방식을 그대로 해외에 접목하는 ‘원 스탠더드 플랫폼’ 전략이다. 각국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이전 현지화 작업이 오히려 글로벌 SNS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고 판단한 결과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e메일 주소만 입력하면 손쉽게 가입할 수 있게 했고, 다른 나라 친구들과도 ‘일촌’을 맺을 수 있다.

SK컴즈는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싸이월드’의 공식 출범을 발표했다.

○ 트위터, 페이스북과 다르다

싸이월드는 토종 최고의 SNS다. 국내에서만 2000만 가입자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 인기를 누리던 가운데 2005년 미국 중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2008년 철수했다. 공들인 현지화 작업이 도리어 실패의 이유가 됐다. 국가별로 개별 법인을 두고 서로의 빗장을 열지 않아 다른 나라에 있는 사람과는 친구가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SNS의 본질을 무시한 것이다. 여기에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등장하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이번에 싸이월드가 해외시장에 진출하면서 역점을 두는 부분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과의 차별화다. 이 회사 주형철 대표는 “싸이월드는 내 삶을 기록하고, 저장하고, 이를 가까운 사람들과 공유하는 철저한 ‘나의 공간’”이라며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정보 전달형 SNS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또 “현재 국내 싸이월드에 올라 있는 사진은 90억 건, 다이어리는 15억 건인데 개인을 표출하기 좋아하는 해외 사용자들에게 이를 소개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 삶을 기록하고 누군가와 공유하는 것은 인간이 가진 보편적 욕구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선 인스턴트형 정보가 범람하기 때문에 나만의 공간인 싸이월드가 오히려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글로벌 친구들과 일촌 맺기

글로벌 싸이월드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을 벤치마킹한 것도 있다. 로그인하면 페이스북처럼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번에 모아서 볼 수 있는 화면이 펼쳐진다. 또 e메일 주소를 입력해 본인을 인증받은 뒤 가입할 수 있다. 국내 사용자들도 글로벌 싸이월드에 가입하려면 e메일 인증만 받으면 된다.

하지만 현재 사용하는 싸이월드의 배경음악이나 스킨 등을 글로벌 싸이월드로 연동시킬 순 없다. 글로벌 친구 맺기 기능을 도입해 국내 사용자가 해외 사용자와 일촌을 맺을 수 있고, 해외 사용자도 그들끼리 일촌을 맺을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싸이월드의 타깃은 아시아의 10대와 20대다. 주 대표는 “약 12억 명에 이르는 이들 대부분이 싸이월드를 사용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그는 “글로벌 싸이월드가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경쟁을 하겠다기보다는 그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가치를 주는 일종의 보완재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외 사용자들을 유인하기 위한 콘텐츠 확보도 마무리 단계다. 터너 인터내셔널 아시아퍼시픽 등 해외 콘텐츠 기업들의 콘텐츠를 싸이월드에 녹이기 위한 협상이 올해 마무리된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