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노병들 “기억해줘 고맙습니다”
심호명 제주물산 회장(뒷줄 가운데)이 2일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6·25전쟁 참전 용사들을 위로한 뒤 이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심호명 회장 제공
2일 낮 필리핀 수도인 마닐라 시내의 한 호텔 만찬장. 6·25전쟁 참전용사와 가족, 전사자 유족 등 80여 명은 감회에 젖은 얼굴로 심호명 제주물산 회장(68)의 연설에 귀 기울였다.
심 회장은 2007년부터 사재를 털어 여러 차례 미국을 방문해 6·25 참전용사들을 위로하고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올해부턴 미국 이외 다른 15개 참전국 용사들도 찾기로 하고, 첫 번째로 지인들과 함께 필리핀을 방문했다.
대부분 80세가 넘은 노병들은 “이렇게 직접 찾아와 우리를 기억해주고 격려해줘 감사하다”고 답례했다. 남편이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돼 소식이 끊긴 한 70대 여성은 “남편이 공산군에 포로로 잡혔다면 북한에 살아 있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행사에 앞서 심 회장은 필리핀 한국전쟁참전용사회 관계자들과 함께 마닐라의 포트 보니파시오 국립묘지에 세워진 한국전쟁기념탑을 찾아 참배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