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인천시가 처음으로 다산 정신을 이어받아 홀로 된 노인들의 맞선 행사를 3월에 이어 26일에 연다. 배우자 없는 노인들이 가족의 동의를 받아 황혼 사랑을 이어갈 짝을 찾는 행사다. 인천시노인종합문화회관 제공
인천시노인종합문화회관이 고령화 시대를 맞아 다산이 강조한 합독을 현대화한 ‘또 다른 인연, 행복한 만남’을 올 3월에 이어 26일에 두 번째로 연다. 만 60세 이상의 50쌍 100명이 이날 오전 11시 인천 연수구 라마다송도호텔에서 맞선을 본다.
참가자들은 노인종합문화회관을 통해 ‘황혼의 만남’을 신청했다. 3월 1차 행사의 반응이 좋아 맞선 신청자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여성 노인의 경우 지난달 30일 마감일까지 100명 이상이 몰려 경쟁이 치열했다. 이번 2차 만남에 참가하지 못한 50여 명은 대기자 명단에 포함됐다. 남성 노인의 신청은 아직 여성보다 저조한 편이다. 맞선 신청을 할 때는 엉뚱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가족들에게도 알려야 한다. 직계가족 1인 이상의 동의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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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짝을 찾기 위해 종이에 각자의 속마음을 적는다. 마치 수험생처럼 마음에 드는 상대방을 1∼3지망 순으로 적어내는 것이다. 장미를 전달하면서 개인 프러포즈를 하는 순서도 마련된다. 짝을 맺은 커플은 이날 송도국제도시의 명물인 센트럴파크 내 ‘수상택시’를 타고 노을 데이트를 즐기게 된다.
3월 1차 행사 때도 이와 비슷한 순서로 진행돼 남녀 50쌍 중 26쌍이 첫날 커플이 됐다. 노인종합문화회관 측은 이들 커플을 초청해 영화와 발레 공연을 보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짝을 맺은 노인들은 1개월이 지나자 절반 정도가 헤어졌고, 현재까지 두 쌍 정도만 교제를 계속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A 할아버지(83)와 B 할머니(69)는 서로 만족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살림은 따로 하고 있지만 거의 매일 만나 운동을 하고 문화활동을 즐기고 있는 것. 이들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자랑한다.
B 할머니는 “식사를 항상 할아버지 집에서 하기 때문에 밑반찬을 준비해 갖고 간다”며 “가끔 같이 밤을 보내는 사이지만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결혼하지 않고 이런 식의 만남을 계속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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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맞선 신청은 노인종합문화회관이나 구군의 노인복지관 및 노인문화센터를 통해 하면 된다. 032-457-5354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