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은 ‘완득이’에서 상대역인 김윤석에 대해 “인간적으로 위축됐지만 배우로선 절대 위축되지 않았다”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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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여덟 ‘완득이’로 돌아온 스물다섯 청년 유아인
고등학교 자퇴하며 연기도 중단
계속 나 자신에게 물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연기인지를…
답은,
연기를 멈추기엔
난 아직
편함에 중독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는 삶을 치열하게 사는 남자다. 10대 팬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청춘스타, 멋을 잘 내는 패셔니스타의 모습으로만 유아인(25)을 알고 있다면 그의 말에 한번은 귀 기울여 줄 필요가 있다. 또래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유아인을 발견하고 싶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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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개봉을 앞두고 만난 유아인은 한 시간 남짓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설명했다. 상대 배우 김윤석에 대해 “인간적으론 위축됐지만 배우로서는 절대 위축되지 않았다”고 했고, 원하는 연기에 대해서는 “편함에 중독되는 순간 내 연기는 멈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나를 지탱하는 건 스스로에게 묻는 ‘왜’”
유아인이 연기를 시작한 건 고등학생 때인 8년 전. 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한 이후 그는 다니던 예술고등학교를 자퇴하면서 연기도 그만두었다. 방황의 시간이었다. 유아인은 “지금도 내가 원하는 게 연기가 맞는지, 연기를 위해 태어난 게 맞는지 항상 묻는다”고 했다.
유아인은 자주 자신을 향해 “왜?”라고 묻는다. 그리고 답을 찾지 못하면 미련없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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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이 지난 해 KBS 2TV ‘성균관 스캔들’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1년 가까이 지나 선택한 작품이 ‘완득이’다. 필리핀 혼혈아이자 매사에 불만인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그는 “완득이는 내 모습과 같다”며 “10대, 청춘의 방황은 여전히 내가 가진 문제”라고 했다.
● “선수들이 모인 영화, 나도 선수인 척 해야 했다”
‘완득이’는 유아인과 김윤석이 이끌어가는 영화다. 학생과 담임선생님으로 역할을 나눈 둘의 호흡은 마치 탁구대 위의 탁구공처럼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자극적인 사건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 영화가 긴장과 재미를 갖춘 건 18세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팽팽한 긴장감을 주는 유아인과 김윤석의 연기 대결 덕분이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은 동등한 위치에 있어야죠. 만약 상대가 동의해 주지 않으면 문제지만 김윤석 선배는 운동장을 만들어줬어요. 선수들이 모였고 저도 선수인척 해야 했어요.”
유아인은 ‘완득이’에서 불만족스러운 장면을 설명하는 데도 거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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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로서 자신의 탄탄한 세계를 쌓아가는 그에게 ‘멘토’가 있는지 궁금해 물었다. 유아인 다운 대답이 돌아왔다. “가르쳐 주는 사람의 말보다 닮고 싶은 사람을 따라하고 싶은 게 사람이잖아요. 김윤석 선배는 ‘따라하지 말아야지’ 느끼게 해주는 사람도 멘토라고 하는데 세상에는 멘토가 많아요.”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