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자존심, 버버리 말고 바버도 있었네
한때 영국을 대표하는 스타일 아이콘으로 주목받았던 고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왼쪽)도 바버 재킷을 즐겨 입었다. 오른쪽은 1980년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미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을 만날 때 바버 재킷을 선물하고 같이 승마하던 모습. 바버 제공
바버라는 이름은 아직 국내에 생소하다. 하지만 바버의 고향인 영국에서는 버버리와 어깨를 겨룰만큼 영국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바버는 영국 여왕을 비롯해 웨일스 왕자, 에든버러 공작으로부터 왕실 인증(royal warrant)을 3개나 받은 것만 봐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고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 찰스 왕세자 부부, 윌리엄 왕세손 부부 등 영국 왕실 가족들이 사냥 행사에서 바버를 입은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80년대 미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을 만날 때도 바버 재킷을 선물하고 같이 승마를 할 만큼 바버는 영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왕실 가족의 사랑을 받았다.
바버는 1894년 스코틀랜드의 항구도시인 사우스실즈에 살던 존 바버가 면에 기름칠을 해 방수 기능을 입힌 오일스킨 재킷에서 유래됐다. 비바람과 변덕스러운 날씨로 어려움을 겪던 사우스실즈 주민들에게 사랑을 받던 바버는 지금 유럽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 4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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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는 것과 보는 것이 다르다?’ 옷을 살 때 종종 듣는 말이다. 바버를 설명할 때 이만큼 적당한 표현이 있을까 싶다. 당장 보기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옷이지만 한번 입어보기만 하면 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바버 제공
일본에는 2000년대 초반에 소개돼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지만 한국에는 올가을이 돼서야 첫선을 보였다. 제품 출시와 함께 한국을 찾은 바버의 아시아 담당 사이먼 해리스 씨는 22일 동아일보 위크엔드3.0과 만나 “한국에서도 아웃도어 열풍이 불며 가격대가 높은 기능성 재킷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내년쯤 브랜드의 철학을 알리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평균 가격은 영국의 1.5배 수준이다. 가장 잘 팔리는 오일스킨 소재 재킷은 70만 원대다. 한국에서 제품 가격은 일본 등 다른 아시아 국가와 동일하게 한다는 게 본사 방침이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