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상원의원… IRA 전 사령관… 유로비전 콘테스트 우승자…상징적 국가원수 선출… “누가 돼도 위상 추락” 전망
10월 27일 치러지는 아일랜드 대통령선거의 후보 등록이 28일 마감됐다.
메리 매컬리스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이번 선거의 후보는 7명으로 압축됐는데 그 면면이 심상치 않다. 동성애자 인권을 옹호해온 상원의원, 영국군을 상대로 무장투쟁을 벌인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전 사령관, 유로비전 노래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가수 등 평범하지 않은 이력을 지닌 후보가 대거 출마한 것이다. 그러나 누가 당선되더라도 1997년 이후 14년간 재임한 매컬리스 현 대통령(여성)과 같은 위상과 명망은 얻지 못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각책임제인 아일랜드에서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원수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 동성애자인 데이비드 노리스 상원의원이 지지율 21%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자신의 연인이었던 이스라엘인 에즈라 이츠하크 씨가 1992년 15세 팔레스타인 소년을 상대로 저지른 성폭행 사건에 개입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지난달 후보에서 전격 사퇴했었다. 당시 이스라엘 당국에 옛 연인의 선처를 부탁하는 편지를 보낸 것. 이츠하크 씨는 1997년에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확인한 뒤 이달 초 선거운동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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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유로비전 노래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팝스타이자 유럽의회 의원을 지낸 데이나 로즈메리 스캘런 후보는 1997년 대선 당시 매컬리스 현 대통령과 경쟁했던 거물이지만 지지율은 6%로 꼴찌를 달리고 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