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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여고 교사 2명 日고교서 ‘문화재 반환…’ 특별수업

입력 | 2011-09-29 03:00:00

日학생들 “약탈한 문화재 당연히 돌려줘야”
동북아역사재단 교환 수업… 독도문제 등 질문 쏟아져




28일 일본 사이타마 현 사이타마 시 슈쿠도쿠요노 고교에서 서울 풍문여고의 조한숙 교사가 일본의 약탈문화재 한국 반환에 대해 특별 수업을 진행했다. 사이타마=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일본이 한국의 문화재를 많이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됐어요. 한 나라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문서를 다른 나라가 가지고 있으면 굉장히 큰 실례라고 생각합니다.” (구도 아야노·工藤綾乃 양)

28일 오후 일본 사이타마(埼玉) 현 사이타마 시의 슈쿠도쿠요노(淑德與野)고교 강당. 80여 명의 일본인 학생들은 서울 풍문여고의 조한숙(31) 이충용 교사(27)가 ‘문화재 반환을 통한 평화로운 동북아 사회 건설 모색’을 주제로 가진 특별수업을 들었다.

조선왕실의궤 등 약탈 문화재의 한국 반환 협정을 계기로 자매결연 관계인 두 학교가 교환수업을 진행한 것이다. 8월엔 슈쿠도쿠요노고의 두 교사가 풍문여고에서 수업을 진행했다. 동북아역사재단이 지원하는 ‘역사교사해외교환 방문수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본보 8월 20일자 A25면 일본인 교사 2명, 서울 풍문여고서…

일본 정부가 약속한 조선왕실의궤 등 1205권의 문화재 반환은 이르면 다음 달에 실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수업들은 일본의 문화재 반환에 대한 학생들의 소감 발표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앞서 한국 교사들은 26일엔 ‘국제사회의 문화재 반환’ ‘한일 양국 간의 문화재 반환’을 주제로 수업을 진행했고 27일엔 도쿄국립박물관의 한국 및 아시아 유물을 관람했다. 많은 학생들은 일본에 한국 문화재가 많이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다. 나가누마 아유미(長沼步美) 양은 “한국이 일본에 문화재 반환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 정부가 문화재를 한국에 빨리 돌려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약탈한 문화재와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고마쓰 마코(小松眞子) 양은 “문화재를 약탈했다면 돌려줘야겠지만 개인이 구입한 것도 있을 수 있으니 억울한 피해가 없도록 잘 구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학생들에게 묻고 싶은 것은 없느냐는 질문에 일부 학생은 “독도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학생층에서도 독도 문제가 적지 않은 관심사임을 알 수 있었다. 조 교사는 “양국 학생 모두가 참여하는 역사수업 교류가 많았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이타마=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