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는 이날 성명을 통해 칸파르 보도본부장이 본인의 희망에 따라 사퇴했다고 발표했다. 후임에는 카타르 왕족이자 사업가인 무함마드 알타니 씨가 결정됐다.
지난 8년간 뉴스제작 최고책임자로 활동하면서 무명의 알자지라를 CNN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매체로 발전시킨 칸파르 본부장의 발목을 잡은 것은 미국 외교전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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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미 국방정보국(DIA)이 작성한 알자지라 보도 분석 보고서를 카타르 외교부를 통해 칸파르 본부장에게 정기적으로 전달했다. 미국은 반미 정서를 부추긴다며 기사 수정을 요구했고, 칸파르 본부장은 요구를 받아들여 보도 수위를 낮췄다. 이라크전쟁 관련 증인 10명을 다룬 프로그램 중 병상에 누워있는 어린이 2명의 사진과 얼굴에 심한 상처를 입은 여성의 사진도 이런 과정을 통해 삭제됐다. 칸파르 본부장은 DIA 보고서의 지적에 대해 해명하는 답변 문건도 만들어 미국 측에 전달했다.
AP통신은 반미 성향으로 알려진 알자지라의 명성과는 완전히 대조적인 폭로라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스는 이번 외교전문 공개를 통해 알자지라가 카타르는 물론이고 다른 나라 정부들과 (비밀리에) 협력해온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