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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영 LG맨으로 산 두달…“이젠 압박도 즐긴다”

입력 | 2011-09-20 07:00:00

LG 송신영. 스포츠동아DB.


처음엔 엄청난 함성소리에 다리가 후들
“마무리 잘하면 영웅…두려움도 잊었다”


이제 이적 이후 제법 시간이 흘렀다. LG와 넥센. 연고지가 서울이라는 것을 빼면, 다른 점이 너무 많은 두 팀.

20일부터 잠실에서 열리는 친정팀과의 3연전을 앞둔 송신영(34·사진)은 처음으로 LG유니폼을 입고 등판하던 때를 회상했다.

“다리가 후들후들 거리더라고요. 원정경기인데도 팬들 함성이 얼마나 대단하던지…. 만약에 이걸 못 막으면 큰일이겠구나 싶었죠. 팬들이 내 이름을 그렇게 큰소리로 연호하는데….” 사실 현대시절 가을잔치 마운드에도 서 봤던 그다. 하지만 LG에서 느끼는 부담감은 10여년이 넘는 프로생활 속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것이었다. 그렇게 보낸 두 달 여….

그는 “함성과 심리적인 압박을 즐기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최후의 순간에 팬들이 저를 믿고, 저만 바라봐 주시는 거잖아요. 내가 여기서 막으면 영웅인데, 무서울 게 뭐가 있겠어요.” 주변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반석처럼 그대로인 것은 ‘긍정’과 ‘씩씩함.’ 송신영은 강속구 대신 이 2가지를 주무기로 트레이드 이후 8세이브를 올렸다. 연투도 마다하지 않고 몸이 좀 좋지 않아도 이를 악문 결과였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팀이 가을잔치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이 한스러울 뿐….

“팀과 팬이 제게 원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마운드 위에서 경기를 마무리하는 것이잖아요. 여전히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시는데, 시즌이 끝날 때까지 제 몫은 다해야지요.” 그는 “불펜투수는 좀 뻔뻔할 필요가 있는데, 홈런(18일 광주KIA)을 맞은 (임)찬규가 걱정 된다”고 했다. 자책을 하다보면,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였다. 한 때 전 소속팀 투수조의 리더로 불렸던 그는 새 둥지에서도 후배를 챙기고 있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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