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룡을 지워라/빌 톰슨 글·그림/40쪽·1만1000원·어린이아현
글자 없이 그림으로도 스토리가 얼마나 잘 전달되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해 주는 그림책이다. 자신들이 그린 그림 때문에 탄생한 공룡을 아이들이 기지를 발휘해 물리치고 있다. 어린이아현 제공
이어지는 그림들은 모두 아이들의 속눈썹이나 손등의 핏줄까지 나타낼 정도로 사실적이다. 분필을 발견한 세 명의 아이는 그것으로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시도를 한다. 한 여자 아이는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원망스러운 듯 노란 분필을 들고 바닥에 태양을 그렸다. 그랬더니 이게 웬일인가. 바닥의 노란 태양이 갑자기 밝은 빛을 내더니 서서히 떠올라 비를 그치게 하면서 정말 하늘로 떠올라 태양이 되는 것이 아닌가. 아이들의 놀라는 표정이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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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다도 구체적인 그림과 빠른 스토리 전개 때문일까. 행간을 읽듯 그림과 그림 사이에 숨어 있는 장면들을 상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