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그러나 패배주의에 빠질 때는 아니다.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는 것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는 뜻이다. 지속적 성장과 고용 창출은 개별 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를 위해선 전 세계적 정책 협력이 필요하다.
2009년 4월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내용 중 안정 및 성장에 관한 협약은 현재 중요하게 부상하는 의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거시경제 및 무역 정책에 관한 전 지구적 협력이 세계 평균 국내총생산(GDP)을 5.5% 증가시키고 2500만∼500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가 연대하는 성장 협약은 세계 경제가 수요 공급 간 불균형 상황에 처한 오늘날 필수불가결하다.
아직까지 서구와 아시아는 상호의존적이다. 아시아 국가에서 서구 시장으로의 수출 물량은 전체 품목의 3분의 2에 이른다. 미국과 EU는 수출을 늘리지 않고서는 자국 내 소비를 확대하기 어렵고 중국 등 이머징 마켓 국가들은 미국 시장이 보장되지 않고서는 자국의 수요와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G20에서 논의된 안정 및 성장에 관한 협약을 포함한 전 지구적 협력에 대한 비전을 갖고 심도 있게 의제를 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은 내수 시장을 확대해야 하고, 미국과 유럽은 수출 품목을 늘리기 위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 등이다.
문제는 명확하다. 유럽의 금융 부채는 GDP의 345%로 미국의 5배에 이른다. 금융권이 재정 안정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도 세제 및 통화 협력을 통해 유럽중앙은행을 지원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부채를 줄여야만 성장 및 안정에 관한 협약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경기 하락을 막기 위한 단기적 처방도 있다. 성장 및 고용 창출을 돕는 공공 기반시설을 다지기 위해 투자은행이 필요하다는 로버트 스키델스키 워릭대 교수의 제안이 그것이다. 자본금 500억 유로에 투자 규모 4000억 유로인 유럽투자은행이 모델이 될 수 있다.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