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선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귀 내시경으로 환자의 난청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삼성서울병원 제공
○ 귀에서 ‘웅웅’ 소리 나면 검사 받아야
노인성 난청은 65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이 겪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노인성 난청은 청각신경이 노화하면서 서서히 진행하므로 본인이 일찍 자각하기가 힘들다. 주변 사람들의 관심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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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 증세가 나타나면 이비인후과에서 청력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청력은 순음청력검사 어음청력검사 이명검사 등의 기본 청력검사 외에 뇌간유발반응 청력검사, 전기와우도검사 등의 정밀검사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기본적인 청력검사 비용은 개인병원 2만∼3만 원, 종합병원은 3만∼4만 원이다.
노인성 난청이 시작되면 아이와 여성의 말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잘 들리지 않는 소리가 고주파 영역에 있기 때문. 가장 문제가 되는 소리는 고주파 영역인 ㅅ, ㅊ, ㅍ, ㅌ, ㅋ 등으로 ‘사탕’ 같은 단어를 구분해 듣기 어렵다. 여성과 아이의 목소리도 고주파 영역에 있다. 이 시기가 지나 난청이 계속 진행되면 ㄴ, ㄷ, ㄹ, ㅁ, ㅂ, ㅈ 등의 자음과 대부분의 모음 등 저주파 소리도 듣지 못한다.
○ 조용한 곳에서 또박또박 얘기하세요
노인성 난청 환자와 대화할 때는 조용한 곳에서 또박또박 말하는 것이 좋다. 무조건 큰 소리로만 말하려 애쓰면 오히려 전달력이 떨어진다.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하고 한 구절이 끝나는 부분에서는 잠시 말을 멈춰 제대로 이해할 시간을 준다. 난청 환자들이 말을 알아듣지 못했을 경우 같은 말을 반복하기보다는 좀 더 쉬운 단어로 바꾸어 얘기한다. 특히 보청기에 적응 중인 노인과 말할 때는 조용한 곳에서 한 명씩 대화한다.
대화를 할 때의 거리는 70cm∼1m가 적절하다. 시선을 맞추기에도 좋다. TV나 라디오 등 주위 소음을 줄이고 직접 대화하는 사람 외에 다른 사람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한다. 한꺼번에 여러 소리가 들리면 이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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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과 치료약도 청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자녀들이 나이 든 부모의 식사량 조절 등 성인병 예방과 관리에 노력하면 청력이 쇠퇴하는 속도도 늦출 수 있다.
약물도 청신경에 영향을 준다. 주사용 항생제나 장기간 약물 복용 이후 청력 이상이 느껴질 때는 복용을 중단하고 진찰을 받는다. 55세 이후부터는 1년에 한 번씩 청력검사를 받도록 한다. 또 흡연도 난청과 관련이 큰데 직접적인 흡연뿐만 아니라 간접흡연도 난청을 유발한다.
○ 보청기 사용 전에 귀 검사 필수
노인성 난청일 때 가장 도움이 되는 장비는 보청기다. 보청기를 잘만 사용하면 소리를 잘 듣는 것은 물론이고 이명 증상도 개선돼 노년기 삶의 질이 높아진다. 보청기를 고를 때 비싸고 귀가 편한 것이 좋은 제품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가장 중점을 둬야 하는 부분은 ‘정확한 진단’이다. 청각사의 정확한 검사와 전문의의 올바른 처방에 따라 보청기를 고르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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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에 완전히 적응하려면 대개 1∼3개월의 재활훈련이 필요하다. 효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집 안에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무용지물이 된 보청기가 있다면 이비인후과에서 청력 상태와 보청기 기능을 점검해 재활용 여부를 알아볼 수 있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조양선 이비인후과 교수,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김희남 원장)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