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흉물 방치 안돼”… 시민감시단도 추진
전깃줄과 통신선이 복잡하게 얽힌 서울시내 주택가 골목길의 전봇대. 서울시는 전깃줄과 통신선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통신선 종합 개선 대책안’을 4일 발표했다. 서울시 제공
전봇대 전깃줄은 예술가에게는 추억이자 낭만이지만 예술을 뺀 현실에선 흉물이 된다. 골목길 하늘을 가득 메울 정도로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전봇대 전깃줄은 시민에게 불편한 존재다. 최근에는 인터넷과 유선방송 가입자가 늘면서 통신선까지 전봇대에 마구 설치된 상태다.
그 바람에 전깃줄을 정비를 해달라는 민원이 지난해 서울시에만 6697건이 접수됐다. 서울시는 무분별하게 널린 전봇대 전깃줄과 통신선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겠다며 ‘통신선 종합 개선 대책안’을 4일 발표했다. 그동안 자치구가 개별적으로 전깃줄을 정리해온 적은 있지만 시 차원에서 대책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현구 서울시 도시안전본부 도로행정팀장은 “주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전선을 땅에 묻는 지중화 사업을 해오고 있지만 km당 사업비가 10억 원 가까이 들어 주택가 골목길은 아직도 각종 선들이 공중에 얽혀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시는 통신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서울시와 한국전력, 자치구 관계자로 구성된 협의체를 자치구별로 25개 만들기로 했다. 협의체는 분기별 1회 이상 회의를 열고 동네 골목길 중 정비가 시급한 곳부터 정비를 시작한다. 불필요한 선들을 철거하고 여러 가닥으로 난립한 선들을 통합해 정리한다. 늘어진 선은 전선을 지탱해주는 도구로 팽팽하게 한다. 내년에는 불량 통신선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는 시민감시단도 자치구별로 1, 2명 뽑을 계획이다.
제재 방안도 만들 계획이다. 홍 팀장은 “통신선은 도로법상 점용허가를 받은 후에 설치해야 하는데 그동안은 관행적으로 해왔다”며 “도로점용기준을 강화하고 점용료 부과 기준을 마련해 주관 부처인 국토해양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