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동 기자
치과의사를 하는 타리크 무함마드 씨(32)는 “혁명을 기념하기 위해 광장에 왔다”며 “지금 트리폴리에 수도나 전기는 끊겼지만 카다피가 없으니 정말 행복하다”며 “조국 리비아의 민주주의와 자유, 평화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도회엔 여성과 어린이, 가족 단위 시민들도 많이 보였다. 트리폴리에 산다는 마나니 함무다 씨(42·여)는 각각 18세, 11세짜리 두 딸을 데리고 광장에 왔다. 그는 “알라와 혁명을 위해, 또 국가의 재건을 위해 알라에게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그에게 “카다피가 어떻게 됐으면 좋겠냐”고 묻자 단호하게 “하루빨리 잡혀서 그동안 저지른 범죄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큰딸 하자르 양이 끼어들며 “(카다피는) 죽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세 모녀는 인터뷰를 마친 뒤 광장 뒤편에 모인 다른 여성들과 합류했다. 이슬람식 기도회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기도 공간이 엄격하게 분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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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회는 삼엄한 경계 속에 진행됐다. 기자가 묵는 호텔에서 광장까지는 불과 도보로 10분 거리였지만 중간에 5차례 이상 검문을 거쳐야 했다. 총을 든 반카다피군은 사람들의 가방을 모두 열어보는 것은 물론이고 공항에서나 볼 수 있는 스캐너 장비까지 동원해 일일이 몸수색을 했다. 혹시나 있을 카다피 정부군의 테러 가능성 때문이었다. 광장 옆 박물관 건물의 옥상에도 반군들이 올라가 망원경 등을 이용해 광장의 동태를 살폈다. 다행히 별다른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기도회가 끝난 뒤 반군들은 다시 한 번 하늘을 향해 축포를 쏘아댔다.
트리폴리=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