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계약대출은 보험 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담보로 보험사에서 대출받는 것을 말한다. 은행의 예·적금 담보대출과 비슷하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보험사의 약관대출 규모는 39조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5000억 원 증가했다. 최근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줄이면서 약관대출이 급증하는 추세다.
약관대출은 보험 해약 때 찾아갈 수 있는 환급금 안에서 돈을 빌려주기 때문에 따로 보증이나 담보가 필요 없다. 대출금액은 회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략 환급금의 60∼95% 수준이다. 대출 금리는 고객의 신용도가 아닌 가입상품에 따라 결정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8월 현재 보험사의 약관대출 금리는 확정금리형의 경우 예정이율에 가산금리 1.5∼3.0%를 더해 연 5.5∼13.5% 수준이다. 금리연동형은 은행의 예금금리에 해당하는 공시이율에 1.5%의 가산금리가 붙어 연 3.0∼9.0%이다.
한편 보험사들은 약관대출 외에도 은행과 마찬가지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상품도 취급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은 처음 설정한 담보물의 최초 대출 가능금액 안에서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처럼 수시로 대출받거나 상환할 수도 있다. 보험 가입자에게 금리 할인과 담보 설정비 및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는 상품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보험료를 담보로 받는 약관대출이라도 무리하게 대출을 받는 것은 금물이다. 보험료를 내지 못해 보험계약이 해지될 때는 해약환급금에서 약관대출 원리금을 차감하기 때문이다. 또 약관대출의 금리는 상품별로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에 자신에게 해당되는 금리수준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과거 연 10% 이상의 높은 예정이율을 보장한 보험 상품에 가입했다면 약관대출금리가 연 12%를 넘어 오히려 신용대출이나 카드론 등보다 이자율이 높을 수도 있다. 보험사별 약관대출 금리 및 대출적용 방식은 생명보험협회(www.klia.or.kr)와 손해보험협회(www.knia.or.kr) 홈페이지에서 비교할 수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약관대출은 비교적 금리가 낮고 금융회사 간 정보공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개인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할 때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보험사에도 가계대출 자제를 요청하는 분위기라 대출받기가 까다로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