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탄소추적시스템 개발… 한국, 세계 3번째 보유

입력 | 2011-08-24 03:00:00

전세계 CO₂ 이동 - 배출 관측




왜 일주일에 한 번씩 충남 태안의 공기가 병에 담겨 미국 콜로라도로 보내질까.

미국은 한반도를 비롯한 전 세계 100곳에서 7일 단위로 공기를 포집하고 있다. 포집된 공기는 병 2개에 담겨 콜로라도에 위치한 미국 대기환경청 산하 지구시스템연구소로 보내진다. 이 공기를 통해 각 나라가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하고 있는지 검증하는 것이다.

기상청은 “미 대기환경청 지구시스템연구소에서 전 세계 공기 데이터를 제공받고 있다”며 “이 데이터와 기상청이 독자 개발한 탄소추적 시스템을 이용해 어느 나라에서 얼마만큼의 이산화탄소(CO₂)가 배출돼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를 추적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탄소추적 시스템을 갖춘 나라는 과거 미국과 일본뿐이었다. 한국이 세계 3번째로 이 시스템을 갖춘 국가가 됐다. 미 대기환경청 지구시스템연구소가 세계 100곳(미국 20곳, 유럽 일대 20곳, 아시아 6곳 등)에서 포집한 공기 관련 데이터를 한국에 보내면 기상청은 이 데이터를 슈퍼컴퓨터의 탄소추적 시스템에 입력해 국가별 탄소 배출량과 이동량을 시뮬레이션한다. 이를 바탕으로 전 지구적 이산화탄소 농도와 배출, 흡수원별 탄소를 산출한다. 미국은 북미 대륙, 우리나라는 아시아 대륙 중심으로 탄소 배출량을 추적한 후 관측 자료를 교환한다.

이처럼 최근 주요 선진국들은 온실가스의 배출 흡수를 산출하는 탄소추적 시스템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관련해 독자적인 정보 수집과 분석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어느 나라에서 얼마만큼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흡수되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만 앞으로 온실가스 저감 관련 국제회의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 조천호 기후연구과장은 “교토의정서 발효 이후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대한 국제적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며 “탄소추적 시스템 구축으로 향후 기후변화 협약 등에서 한국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