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열기’ 대구, 전시회도 후끈
올해 개관한 시립대구미술관은 ‘프로젝트룸’이란 새로운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9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메이드 인 대구’전을 열고 있다. 높은 천장과 24개의 기둥이 자리한 공간에 대구 미술의 다양한 표정을 담은 작품이 어우러져 있다. 대구=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지구촌의 이목이 쏠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하는 대구에선 요즘 스포츠와 맞물려 문화예술의 축제가 한창이다. 그중에서도 5월 개관한 대구미술관이 한국 미술사의 맥락에서 대구미술의 역사를 되짚어본 개관특별전과 수성구의 수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수성아트피아(관장 배선주)가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세 작가를 조명한 ‘다이내믹 커뮤니케이션’전이 눈길을 끈다.
○ 대구미술의 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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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과 함께 주제전 ‘氣가 차다’(9월 25일까지)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대구미술을 살펴보는 자리다. 추사 김정희의 글씨,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 등 고서화, 수행적 과정으로 완성되는 박서보 최병소의 개념적 작업, 실재 같지만 실재가 아닌 김창열의 ‘물방울’ 시리즈 등이 어울리며 한국인의 미학을 돌아보게 한다. 또 다른 기획전으로 ‘걷기’를 예술로 승화한 영국 작가 리처드 롱의 설치작품도 선보였다. 창 밖의 녹음과 어우러진 두 개의 돌더미가 명상의 시간을 제공한다.
보수 성향과 저항적 반골 기질의 양면성이 공존하는 대구. 이 도시의 열린 자세는 타 지역 출신 인물을 관장으로 임명했을 때도 화제가 됐다. 김용대 초대관장은 “국·공립미술관 중 비교적 늦게 출발했지만 더 단단히 다듬어질 수 있었다”며 “지역의 역사적 궤적과 오늘을 두 축으로 대구미술의 저력을 보여주는 구심점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대구미술의 역동성
수성아트피아가 기획한 ‘다이내믹 커뮤니케이션’전에 선보인 권정호 씨의 설치작품. 닥나무로 만든 인골 4000여 개를 큐브 형태의 구조물에 겹겹이 쌓아올려 생성과 소멸의 의미를 묻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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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에 들어 화가 이인성 이쾌대를 배출하고 1970년대 대구현대미술제를 통해 앞서가는 미술을 포용해 한국미술운동의 기폭제 역할을 한 대구. 조선시대 영남문화권의 중심으로 학문과 예술의 맥을 이어온 도시는 이제 현대미술의 새로운 중심을 꿈꾸고 있다.
▼ 세계육상 기념 잇단 미디어아트전 ▼
시청 벽을 스크린 삼고, 옛 건물도 무대로 활용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축하하기 위해 대구에선 일반적인 전시장이 아닌 색다른 공간을 무대로 국제적인 미디어아트전이 펼쳐진다. 대구시청 외벽에 국내외 미디어 작가 14명의 작품을 상영하는 ‘꿈_백야’전과 대구 중구 향촌동의 옛 상업은행 대구지점 건물을 활용한 ‘Now in Daegu 2011’전.
‘꿈_백야’전의 경우 삼성전자 주최로 29일부터 9월 3일까지 오후 10시부터 가로 39m, 세로 25m에 이르는 거대한 벽면을 스크린 삼아 빌 비올라, 김수자, 로빈 로드, 차오 페이, 이용백 등의 영상작품을 상영한다. 이지윤 숨 대표가 기획했다.
독립 큐레이터 양지윤 씨가 기획한 ‘Now in Daegu 2011’전은 24일부터 9월 18일까지 낡은 은행건물을 무대로 열린다. ‘예술의 이익’이란 주제 아래 김구림, 김나영+그레고리 마스, 니키 리, 피필로티 리스트, 장영혜 중공업, 디르크 플라이슈만 등 23개 팀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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