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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대학 직원 ‘7년 횡령’ 자진신고

입력 | 2011-08-13 03:00:00

감사원 등록금 감사 하루 앞두고…
“서류는 모두 없앴습니다”




“저는 2004년부터 산학협력단 공금을 빼돌렸습니다. 그러나 관련 서류는 모두 없애 추적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7일 오후 경북 경산시의 한 대학 본부 직원이 이 대학 산학협력단에서 공금 관리를 하는 A 씨(47)로부터 받은 편지 내용이다. 이날은 감사원이 전국 66개 대학의 등록금과 교비 등에 대한 종합 감사에 착수하기 하루 전. 이 대학도 감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대학 측은 곧바로 A 씨를 불러 조사한 결과 7년 동안 공금을 빼돌리고 서류를 폐기해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횡령 액수 등에 대해 A 씨는 입을 다문 채 “그런 일이 있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대학 측은 매년 두 차례 공인회계사를 통한 자체 정기감사를 하면서도 A 씨의 범행을 적발하지 못했다. 대학 측은 A 씨가 등록금을 관리하는 교비 회계와는 독립된 산학협력단 회계에 밝아 범행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법인은 A 씨가 최소 수억 원은 횡령했을 것으로 보고 대구지검에 고소하는 한편 진상조사를 하고 있으나 관련 서류가 거의 없어 황당한 처지다. 대학 관계자는 “감사원이 최근 3년간 공금 입출금 명세를 모두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에서 A 씨가 더는 빠져나가기 어려워 자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