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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내 보안SW 北이 만든다?]“北, IT영재 골라 집중교육… 기본기 탄탄”

입력 | 2011-08-08 03:00:00

전문가들 “남한과 실력 비슷”… 사이버戰 가능성 1위 꼽히기도




북한 정보기술(IT) 영재들의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이들에 대해 “국내 인재들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 원장에 따르면 북한에서 컴퓨터를 접할 수 있는 사람은 정부에서 일찌감치 싹수를 보고 키우는 영재들이다. 이들은 대학에 입학할 때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김책공대 등 한국의 KAIST와 같은 영재학교에 들어가 집중적인 교육을 받는다. 수학, 프로그래밍, 암호해독, 문제해결 능력 등을 고루 갖춘 종합형 IT 인재로 거듭난다.

북한 인재를 직접 구해보려 했다는 충청권의 한 보안업체 대표도 기자와 만나 이들의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 업체 대표는 “북한 인재들은 정말 똑똑하다”며 “우리나라 영재들이 1980, 90년대 초에 컴퓨터를 배우려고 밤새 외국의 책과 씨름하던 모습이 지금 북한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깊고 원론적으로 파고들기 때문에 기본기가 매우 탄탄하다는 것이다. 임 원장도 이 부분에 공감했다. 임 원장은 “우리나라 학생들은 과제를 내주면 검색부터 하려 든다. 하지만 북한 IT 인재들은 검색 인프라가 그렇게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책을 찾아보면서 배우는데 이 점이 바로 북한 인재들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對)테러 전문가 리처드 클라크가 지난해 쓴 ‘사이버 워’라는 책에는 북한이 사이버전 능력을 갖춘 나라 5위로 꼽혔다. 또 사이버전을 실제로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나라로는 1위에 선정됐다. 북한으로서는 재래식 무기를 이용한 전면전은 본인들의 체제도 전복될 위험을 등에 업어야 하지만, 사이버전으로는 싼값에 상대방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자신들은 잃을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