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요코하마 시민단체 ‘역사 바로잡기’ 좌절

市교육위, 왜곡 교과서 채택

“수많은 시민과 학부모 반대에도 교육위원회가 독단적 결정을 내렸습니다. 결코 인정할 수 없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고 싶다’며 왜곡교과서 채택 반대운동을 벌여온 요코하마(橫濱) 시 엄마들의 힘겨운 투쟁이 4일 열매를 맺지 못한 채 끝났다.

▶본보 6월 1일자 A2면 참조
A2면 “8월 극우교과서 채택 안돼”… 학부모들 힘겨운 저지운동

요코하마 시 교육위는 이날 공개 정례회의를 열고 교육위원 6명의 투표를 거쳐 이 지역 공립 중학생 10만여 명이 사용할 역사와 공민(한국의 윤리에 해당) 교과서로 일본교육재생기구가 편집한 이쿠호샤(育鵬社)판을 채택했다. 요코하마 시 중학생들은 내년부터 4년 동안 이 교과서로 공부해야 한다.

올해 초부터 왜곡교과서 저지운동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미야마 히로미(三山弘美)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 교육위가 오류투성이의 교과서를 고집한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위의 결정이 믿기지 않는 듯 분에 찬 목소리였다.

이쿠호샤판 교과서는 지유샤판 교과서와 함께 독도를 일본 땅으로 주장하고 태평양전쟁을 ‘대동아전쟁’으로 미화하는 대표적인 왜곡교과서로 꼽힌다. 요코하마 시는 2009년 8월 공립학교로는 처음으로 지유샤판 역사교과서를 채택한 바 있어 이번에도 왜곡교과서를 채택할 개연성이 컸다. ‘요코하마 교과서 채택 연락회’ 등 지역 시민단체가 10만 명의 서명을 모아 시 측에 전달하는 등 왜곡교과서 채택 반대운동을 거세게 벌여온 이유다.

이 단체 회원인 오야마 나나코(大山奈奈子) 씨는 “우익성향의 교육의원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정치적인 판단을 내렸다”며 “철회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