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원준 선수는 지금 뛰는 건가, 걷는 건가?”
롯데-한화전이 비로 취소된 3일 대전구장. 외야로 시선을 돌린 롯데 양승호 감독이 갑자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양 감독의 눈길이 닿는 곳에서는 2일 선발 투수 고원준이 지친 듯한 모습으로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양 감독은 “사실 어제 경기를 앞두고 내기를 했다. 승리 투수가 되면 원하는 걸 하나 들어 주고, 그러지 못하면 훈련이 끝날 때까지 외야를 뛰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고원준은 전날 퀄리티스타트(6.2이닝 3실점)에 성공하고도 승패 없이 물러났다. 결국 이 러닝은 내기에서 진 벌칙이었던 셈.
대전 |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