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한 것 다 얻은 그들
왼쪽부터 신도 요시타카, 이나다 도모미, 사토 마사히사 의원.
왼쪽부터 신도 요시타카, 이나다 도모미, 사토 마사히사 의원.
수도권 ‘사이타마 2구’가 지역구인 신도 의원은 2003년 총선에선 낙선했고 2005년 당선했다. 2009년엔 지역구에서 탈락한 후 간신히 비례대표로 부활했다. 후쿠이(福井) 현 출신 재선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의원도 2005년 총선에서 300여 표 차로 간신히 승리했을 만큼 다음 선거를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참의원 의원은 지난해 비례대표로 처음 당선한 초선이다. 한결같이 선거 기반이 취약한 이들로서는 이번의 소동으로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유권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정치적으로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또 다른 목적인 ‘독도 분쟁화’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신도 의원 등이 그동안 “울릉도에서 일장기를 들고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 이름)는 우리 영토’라고 주장할 의도는 없다”고 반복한 말 속에 이미 ‘다케시마는 일본 땅’ ‘독도는 분쟁지역’이라는 주장이 숨어 있다. 한국의 대통령을 비롯한 유력 정치인들이 저마다 입을 댔고, 한국 언론 또한 크게 보도했다.
이들은 한일관계를 우려해 관망 자세를 취해오던 일본 정부까지 자신들의 의도대로 끌어들였다. 정부 대변인 격인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며칠 전만 해도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1일엔 “합법적으로 입국하려는 우리나라 국회의원에 대해 그런 대응(입국 금지)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자민당 지도부도 겉으로는 “국회 일정이 중요하니 연기했으면 좋겠다”며 말렸지만, 좀 더 적극적인 조치에 들어가지 않는 등 사실상 묵시적 동조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도 의원 등과 자민당은 앞으로 ‘한국 정부에 의해 부당하게 쫓겨났다’는 주장을 부각하면서 한일 양국 정부를 상대로 집요한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익세력을 결집하고 민주당 정권을 공격할 호기를 잡은 것이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동영상=계란, 고춧가루 날아다닌 공항 입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