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예정된 ‘희망버스’ 3차 행사를 둘러싸고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일대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의 한진중공업 크레인 농성을 지원하는 노동계와 야당 인사들이 희망버스 행사를 강행할 태세이고,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영도구 주민들은 희망버스를 몸으로 막겠다며 벼르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27일 노조의 파업 철회와 희망퇴직을 통한 정리해고에 합의했다. 그런데도 김 씨는 200여 일째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김 씨는 노사가 바라지 않고 주민이 반대하는 크레인 농성과 희망버스 사태를 무슨 목적으로 언제까지 끌고 가려는 것인가. 그는 경찰의 강제연행이 어려운 크레인 위에 올라가 투쟁의 판을 키우고 있다.
희망버스 사태는 노사 차원을 넘어 외부 세력이 밀고 당기는 정치 게임으로 변질된 지 오래다. 민주당은 희망버스 행사를 둘러싸고 내홍에 휩싸여 있다. 손학규 대표가 희망버스 행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자 비주류 진영은 “손 대표가 야당의 본분을 잊었다”며 그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이 민주노동당 및 진보신당과 행동을 함께해야만 야당의 본분을 지키는 것인가. 손 대표에게 희망버스를 타라고 압박하는 것은 야권 통합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의 성격이 짙다. 자율적인 노사 합의를 무시하고 정치적 주장을 관철하려는 것이 집권 경험이 있는 정당으로서 할 일은 아니다. 주민의 불편과 지역경제에 대한 불안을 키우는 시위가 무슨 희망버스란 말인가.
한나라당은 집권 여당답게 그동안의 미온적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 노력을 해야 한다. 민주당은 김 씨의 농성을 부추기는 듯한 행동을 자제함이 옳다. 김 씨는 고공농성을 그만 끝내야 할 것이다. 해외에 나가 있는 조 회장은 조속히 귀국하고 국회 청문회에 출석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