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틀리스트 이어 또 인수說
하지만 미래에셋이 최근 공격적 M&A 전략을 펼치고 있어 해외 명품 업체의 추가 인수 가능성은 높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M&A는 공식 발표 직전까지 인수 및 피인수 회사에서 극구 부인한다. 이랜드그룹이 19일 이탈리아 프리미엄 잡화 브랜드 ‘만다리나덕’ 인수를 발표할 당시에도 직전까지 전혀 소문이 나지 않았다.
명품 업계에선 미래에셋이 인수에 나선다면 ‘구치’ ‘프라다’ ‘페라가모’ ‘펜디’ 등 ‘A급’ 브랜드보다는 가방과 청바지 등에 특화된 중간급 ‘매스티지(대중화된 명품)’ 브랜드를 노릴 것으로 보고 있다.
○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가 타깃
미래에셋은 2007년 설정된 미래에셋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 펀드를 통해 루이뷔통, 버버리, 코치 등 명품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이 당장 이탈리아의 최고급 브랜드를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고급 브랜드들은 주로 대그룹에 소속돼 있고,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매물로 잘 안 나오기 때문이다.
프랑스 PPR그룹 소속인 ‘구치’의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성장했다. 지난달 홍콩 증시에 상장한 ‘프라다’는 홍콩거래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올해 80개의 신규 매장을 추가로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5년간 준비한 끝에 6월 이탈리아 증시에 상장한 ‘페라가모’도 상장 이후 본격적인 성장세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만약 1조 원 이하의 명품업체가 있다면 미래에셋이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명품 업체 인수에 나서는 까닭
중국 기업 등 후발 주자들이 일류 브랜드 인수를 통해 한꺼번에 3, 4단계씩 도약하고 있는 점도 국내 기업의 명품 브랜드 인수 붐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브랜드를 ‘키워서’ 세계시장에서 명품으로 성장시키는 것보다 기존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불황기에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성공확률이 높다”며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명품 이미지를 얻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든 만큼 국내업체의 명품 브랜드 인수 붐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