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의 스크린 독과점과 극장 교차상영 등 영화 상영 환경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김기덕 감독은 이를 신랄히 비판했고 영화진흥위원회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상영 관행’을 위해 표준상영계약서 권고안을 내놨다. 이 모든 논란의 핵심은 대작을 거머쥔 배급사와 극장의 ‘횡포’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그 해결책을 찾기도 쉽지 않다.
1977년 오늘, 영화 ‘고교결전:자, 지금부터야’(이하 ‘고교결전’)의 정인엽 감독이 서울 중구 명보극장에서 종업원들에 의해 끌려나오는 수모를 당했다. 자신의 영화에 대한 극장의 일방적 상영 중단, 나아가 한국영화에에 대한 극장들의 푸대접에 대한 항의의 몸짓이었다.
명보극장은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군산상고 야구팀의 이야기를 그린 ‘고교결전’을 7월16일 개봉했다. 하지만 8일 만인 23일 그 간판을 내리고 24일부터 외화를 상영했다. 극장 측은 22일 ‘고교결전’이 “장기상영이 가능한 작품이지만 극장의 부득이한 사정 때문에 상영을 중단한다”는 사과문을 신문에 실었다. 정인엽 감독과 제작사에는 “가능한 이른 시일에 재상영하겠다”는 확약서를 보냈지만 지켜지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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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