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바이러스 이범호’ 칭찬릴레이
조범현 감독 “출전의지 등 후배에 귀감”
황병일 코치 “투수들과 수싸움 능해져”
안치홍 “툭건네는 한마디 타석서 큰힘”
이구동성이다. KIA 이범호(30)를 보는 선후배, 코칭스태프는 “성적도 성적이지만 좋은 마인드가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물론 객관적인 성적만으로도 공헌도 1위다. 18일까지 타율 0.312, 17홈런, 58득점, 69타점. 타점과 득점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고 수비에서도 핫코너 3루를 맡아 83경기 동안 단 1개의 실책만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KIA 조범현 감독은 “범호는 보이는 성적보다 팀에서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칭스태프가 보는 이범호
2000년 한화에 입단했을 때부터 KIA에 몸담을 때까지 늘 가까이서 그의 모습을 지켜봐왔던 황병일 수석코치는 “(이)범호가 여유로워졌다”고 평가했다. 투수와 수싸움이 능해지고 구종, 구질에 따라 짧게 끊어 칠 때와 크게 휘둘러야할 때를 구분하는 능력이 향상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후배들을 대하는 태도였다. 황 코치는 “범호가 후배들에게 각 투수성향이나 대처법을 설명해준다”며 “한·일 야구를 모두 경험했던 선배의 조언이니 후배들도 경청한다. 그게 타선이 좋아진 결정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선후배에게도 이범호는 으뜸
선후배들도 이범호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종범은 “예전에도 자질이 좋은 선수였지만 일본에 다녀오면서 노림수가 좋아졌다. 장타를 때려야할 때와 짧게 끊어쳐야 할 때를 깨달은 것 같다. 후배들이 어떻게 하면 애버리지가 높아지는지 이범호를 보면서 배우고 있다”고 했다. 아직 31세인 점도 플러스요인으로 꼽았다. “한창 기량을 꽃피우는 나이다. 올해 반짝 스타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치홍도 “선배님의 툭 건네는 한마디가 큰 힘이 된다”고 귀띔했다. 이범호는 타석에서 아웃된 뒤 덕아웃으로 돌아오는 후배들을 향해 ‘오늘 못 치면 내일 치면 된다’, ‘첫 타석, 두 번째 타석에 못 쳤으니까 다음 타석에서 좀 더 집중하면 되겠네’ 등의 위로를 건넨다고 한다. 찬스를 못 살려 잔뜩 기가 죽은 후배에게 더할 나위 없는 큰 힘. 분위기메이커도 자청하고 있다. 혹 덕아웃이 침체되면 재미있는 얘기로 밝게 바꿔놓는 역할을 하고 있다.
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